2014년 3월 30일 일요일

이지형 - 산책


그녀와 단둘이
세상 가장 밝은 낙원으로 가는 아침 산책길
이게 만약 꿈이라도 괜찮아
오늘도 난 뒤를 따라 걷는다

몇 걸음 뒤에서
조금이라도 급하게 서두르면 안돼
새하얀 어깨위로 내려앉은 햇살이
뒤를 돌아보며 웃을 때까지

아침이 정말 좋아
그댈 볼 수 있어 좋아
누가 뭐라 해도 난 뒤따라 걸어간다
힘겨운 내 삶에 찾아온 그댄 날 웃게해

모든 게 궁금해
작은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그래
나에겐 젖은 머릿결의 향기조차도
커다란 의미로 느껴지나봐

가로수 풀밭
좁은 길을 돌아 멈춰 다시 물 한 모금
수줍게 눈인사라도 할 수만 있다면
마냥 좋아서 노랠 부를거야

아침이 정말 좋아
그댈 볼 수 있어 좋아
그 어디라 해도 난 뒤따라 걸어간다
용기를 내서 들려줄게 나의 기타솔로야

이젠 말을 걸어볼까 설레는 마음으로
한 걸음 두 걸음 그대 앞으로 걷는다
어떤 말로 시작할까
그리고 그 다음엔 그리고 그 다음엔

아침이 정말 좋아
그댈 볼 수 있어 좋아
그 어디라 해도 난 뒤따라 걸어간다

가로수 풀밭 좁은 숲길로
아름다운 꿈결 속으로
이 세상 가장 밝은 곳까지
나와 함께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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